파카 51이 이랬다면 파카는 이미 망했다. 영웅 616 만년필 사용 후기

 

 

영웅 616 사용 후기

 

 

 

 

만년필의 입문은 라미 사파리이다. 사용 후기도 남겼다.

입문과 실용 만년필의 대표주자, 라미 사파리 3년 차 사용 후기

라미 사파리를 사용하면서 만년필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만년필의 매력에 반한 것이다.

 

라미 사파리도 좋지만, 다른 만년필의 느낌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만년필의 대부분 비용은 상당한 편이다. 가능한 많은 만년필들을 접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저렴한 만년필에 눈이 가게 되었다.

 

저렴한 만년필이라고 하면 보통 모나미의 올리카나 플래티넘의 프레피 같은 일회용 만년필이 있고, 중국에 유명한 만년필들을 카피하는 브랜드들이 있다.

 

일회용 만년필이라고 해서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냥 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잉크 카트리지를 교환해서 기존의 잉크가 소진되면 교환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의 카피 브랜드들은 나름대로 역사가 있다고 광고를 한다. 흔히 파카를 카피하는 영웅이나 몽블랑을 카피하는 진하오 등이 유명하다. 

 

 

영웅 브랜드

 

 

 

 

영웅이라는 브랜드는 중국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원래 상해영웅금필창유한공사(?)라는 상당히 긴 이름이다. 여기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이 파카 51을 카피한 영웅 616이라는 제품이다.

 

올해부터 파카 51이 다시 나오고 있지만, 당시에는 파카 51이 단종된 상태였다. 단종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파카 51의 느낌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파카 51을 카피했다는 영웅 616을 구매하게 되었다.

 

가격은 대략 5000원 정도에 저렴하게 구매했다. 중국에서는 더욱더 저렴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저렴한 가격에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이유가 있었다.

 

 

사용 후기

 

 

가끔 사용하고 있다. 쓰면서 파카 51이 이렇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필기감이 만족스럽지 않다. 당연히 만년필 세계에서 명기라고 언급되는 파카 51과는 비교가 힘들 것이다.

 

뽑기를 잘 못한 것인지... 밖에 가지고 다니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인다. 가끔 캡을 열다 보면 잉크가 방울져서 떨어진다. 그리고 그립부 부분에 잉크가 세서 묻어있다. 그래서 사용할 때마다 종이에 떨어지고, 손에 묻을 때가 많다.

 

 

직접 사용한 모습

 

 

 

 

최근에 직접 사용한 모습이다. 종이는 미도리 노트이고, 잉크는 파카의 큉크 블루블랙을 이용해서 작성했다. 이런저런 불만이 있어도,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사용이 가능하긴 하다. 

 

 

 

 

필기도구로써의 역할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필기감 부분에서는 나름 만년필이라서 그런지 일반 펜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닙의 굵기는 F라고 하는데 라미 사파리 F와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살짝 얇은 느낌이다.

 

 

영웅 616의 모습

 

 

 

 

먼저 캡은 유광의 은색이다. 파카의 상징인 화살 모양의 클립이 달려있다.

 

 

 

 

닙은 후드 닙으로 속으로 숨겨져 있는 형태이다. 후드 닙은 보통 저가형 만년필에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후드 닙은 실용적이다. 후드 닙이 나오게 된 이유는 빠르게 마르는 잉크의 출시와 관련이 있다. 오픈된 만년필 촉에서 잉크가 마르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 후드 닙 만년필이 발명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캡을 열어놓으면 영웅 616은 라미 사파리에 비해서 잘 마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몸통(배럴) 부분은 매끄러운 플라스틱이다. 피아노의 검은건반 같은 매끄러움이다. 굵기는 필기할 때 잡기 좋다고 생각한다.

 

 

 

 

내부에는 일체형의 컨버터가 있다. 따로 잉크 카트리지는 사용할 수 없는 구조이다. 대신 닙을 잉크에 담근 후에 누를 수 있게 된 부분을 누르기만 하면 내부의 스포이드에 잉크가 들어가서 편하다.

 

 

장점

 

 

장점은 아주 저렴한 가격과 파카 51의 느낌을 간접적으로 나마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파카 51의 필기감과는 전혀 다르겠지만, 걱정한 것과는 달리 잉크가 끊김 없이 잘 나온다. 만년필과 비교해서 그렇지 필기감은 일반 펜에 비하면 확실히 좋다.

 

보통 만년필은 컨버터의 손잡이를 돌려서 잉크를 충전한다. 그런데 영웅 616은 잉크를 충전할 때에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된다는 점이 편리하다. 

 

 

단점

 

 

영웅 616의 단점은 밖에 가지고 다니기 힘들다는 점이다. 라미 사파리를 보다가 이런 만년필을 만나게 되어서 심하게 당황했다. 물론 바로 씻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가끔 펜 캡을 열면 한 방울의 잉크가 톡 하고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 이럴 때는 보통 잉크가 센 경우이다. 그래서 그립 부분에도 잉크가 살짝 묻어 있다. 모르고 글을 쓰려고 하면 손에 묻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매번 그런 것은 아니고, 잉크가 과하게 충전되었을 경우에 그렇다. 그래도 이렇게 돌발 상황을 유발하는 만년필일 줄은 상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휴지는 필수이다. 반드시 그립 부분을 한 번 닦아보고 사용을 하게 된다.

 

뽑기를 잘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유일한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총평

 

 

파카 51이 망가진 것을 이렇게 파는 것인가? 살짝 문제가 있어도 생각보다 좋아서 놀랐다. 그래도 저렴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한번 더 깨달았다.